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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상교육을 받으면 협상을 잘하게 될까?

ES Kim
Swim

스캇워크 코리아 대표 김의성 (es.kim@scotwork.com)

 

한국에서의 협상교육은 대부분 강의로만 하거나, 강의와 협상 실습 한 차례를 섞어서 몇 시간 정도의 과정으로 진행하는 것이 대부분이다. 이에 반해 스캇워크의 대표과정인 ANS (Advancing Negotiation Skills)과정은 디자인에 따라 조금 다를 수 있지만 일반적으로 3일을 꽉 채우는 26시간 정도의 과정이다.

왜 이런 차이가 날까? 만약 한국에서 몇 시간 짜리 협상교육을 들어본 참가자라면 오히려 내가 묻고 싶다. 몇시간의 교육 이후에 당신의 협상능력이 눈에 띄게 좋아졌는지, 실제 협상에서 배운 기술을 사용해서 더 나은 결과를 도출하고 있는지 말이다.

협상을 얘기하기 전에 잠시 알아 보자. 지식의 종류에는 두 가지가 있다. 먼저 형식지 (Explicit Knowledge)는 언어와 문자를 통해서 표현된 지식으로 문서화된 지식이다. 이케아에서 산 책장을 조립할 때 매뉴얼을 보면서 이해하고 따라하면 조립을 완성할 수 있는 것과 같이 언어나 문서로 전달이 가능한 지식이다. 이의 반대인 암묵지 (Tacit Knowledge)는 언어나 문자로 전달이나 설명이 어려운, 경험을 통해 몸에 체화된 지식을 말한다. 피아노를 잘 치는 방법은 논문이나 책으로 설명할 수 없고, 수 많은 시간 직접 시행착오를 포함한 경험을 통해서만 얻을 수 있다.

 

그럼 협상능력은 암묵지일까 형식지일까? 형식지인 면도 물론 있다. 협상의 준비과정에서 매뉴얼을 참고해서 할 수 있는 부분이 꽤 많기도 하고, 스캇워크의 8 스텝과 같은 핵심구조를 알게 되면 현재 내가 어느 단계에 있는지 어느 단계로 가야 하는지도 알려주는 길잡이 역할을 한다.

그러나 협상역량은 암묵지에 훨씬 더 가깝다. 협상강의를 4시간 배운 사람이, 공부한 적은 없지만 수많은 협상을 해 본 사람과의 협상에서 주도권을 가지기는 극히 어렵다. 협상은 유기체 (Continuum)이기 때문에 예측이 거의 불가능하다. 상대방이 어떻게 반응할 지, 상대방이 가진 정보는 무엇인지, 상대방의 목표가 무엇인지 제한적으로 아는 상태에서 내가 어떤 포지션을 취해야 할 지, 어떤 질문과 제안을 할 지 즉석에서 결정해야 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그럼 암묵지인 협상을 어떻게 배울 수 있을까? 수 년에 걸쳐서 많은 협상을 해 보고 실패와 성공의 경험을 거듭하면서 밖에 배울 수 없는 것일까? 스캇워크를 말하기 전에 다시 암묵지와 형식지로 돌아가보자. 노루카 이쿠지로와 다케우치 히로타카는 ‘지식을 생산하는 회사’라는 저서에서 내재화 (Internalization)이라는 컨셉을 기술했는데 이는 바로 형식지가 암묵지로 변환되는 과정을 말한다. 그의 설명은 다음과 같다.

 

 

"내재화는 ‘실습을 통한 학습 (Learning by doing)’을 통해서 개인이 지식을 받아들이고 적용하는 것을 말한다. 형식지는 개인 지식의 일부가 되며 조직의 자산이 된다. 내재화는 또한 지속적인 개인 및 집단적 성찰의 과정이며, 연결 을보고 패턴을 인식하는 능력, 분야, 아이디어 및 개념을 이해하는 능력이다."

 

 

이러한 이유로 스캇워크의 대표과정인 ANS (Advancing Negotiation Skills)는 26시간 전후로 구성되어 강의와 실습의 비율이 2:8이다. 실습시간에는 참가자가 실제 협상케이스를 준비하고, 협상을 한 뒤에 촬영된 동영상을 컨설턴트와 함께 보면서 많은 피드백과 추가적인 협상기술을 알려준다. 이런 실습이 수 차례 반복이 되면서 첫 케이스에서는 수많은 실수를 하던 참가자가 두 번째, 세 번째 그리고 네 번째 케이스실습을 거듭하면서는 그 역량이 크게 향상이 되는 데 그 이유가 바로 참가자가 배움을 체화하게 되기 때문이다. 말 그대로 형식지 (Explicit Knowledge)를 암묵지(Tacit Knowledge)로 내재화 (Internalization)하는 과정인 것이다.

협상실습에서 배움이 가장 큰 이유는 살아있는 협상(Live Negotiation)을 다루기 때문인데, 컨설턴트 입장에서는 이 Live Negotiation형태는 사실 일정 부분의 위험을 감수하는 구조이다. 강의내용이야 익히고 연습해서 전달하면 되지만, 실습에서는 참가자들이 어떤 방향으로 협상을 할 지 알 수 없고 무엇을 가르쳐야 할 지 매번 다를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수영장에서 말로 수영을 가르치는 것이 아니라, 바다에 함께 나가서 함께 수영을 하면서 알려주는 것과 같다. 이렇게 하기 위해서는 컨설턴트가 그저 강의내용을 아는 강사로서는 부족하다. 수백 번 이상 협상을 제대로 해 본 협상가여야 하고, 이것이 스캇워크가 다른 프로그램과 가장 차별화되는 점이다.

 

결과적으로 협상은 형식지 (구조와 이론 상의 기술)와 암묵지 (반복적인 실습과 피드백)를 동시에균형 있게 접할 때만 배울 수 있는 것이다. 암묵지와 형식지를 모두 키워 이 글을 보는 분들의 협상역량에 큰 개선이 있기를 바래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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